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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5.04 땅콩집, 그 매력과 아쉬움 그리고 기대 3

집은 자기 자신의 실현

 

<집은 자기 자신의 실현이다. 집은 자기 손으로 지어야 한다. 건축가는 집주인의 이야기를 정리해 주는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 - 나무처럼 자라는 집(임형남, 노은주 저) 중에서

 

땅콩집에 대해 이제는 많이 알려졌죠?^^;;

이름조차 특이한 땅콩집에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고,

1호 땅콩집에 많은 분들이 다녀갔습니다.

땅콩집은 듀플렉스 건축물인데요, 땅콩처럼 서로 붙어있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입니다.

 

1호 땅콩집의 전경입니다. 전면에 옆집과 공유해 쓰는 마당이 있으며, 붙어있는 집이지만 두 세대로 나뉘어져있습니다.

 

처음 땅콩집에 대한 이야기를 인터넷에서 접했습니다.

3억으로 원하는 집을 지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었습니다.

대지를 공유하고 한 채 처럼 보이는 여러세대를 짓는 개념으로 전체 건축에 드는 비용을 낮추는 것이 비결입니다.

 

땅콩집에 대한 책과 동영상을 구해다 친구에게 보여주고

지금은 사회 초년생이니 지금은 돈을 모으고 나중에 땅콩집 지어서 같이 살자고 제안을 하기도 했습니다.

 

 

주방과 연결된 1층 거실은 서재처럼 꾸며졌으며 가족의 주 공동생활공간입니다. 넓은 테이블을 두어 방문객과의 소통, 가족간의 소통을 원할하게끔 하는 의도가 돋보입니다.

 

2층에 위치한 아이방으로 그린 색상의 컬러가 아이방답게 만들어줍니다. 베이지톤과 그린색상의 조화가 되어 어울이며, 공부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게 공간을 꾸몄습니다.

 

각 층을 이동할 수 있게 하는 주요 통로가 되는 계단입니다. 나선형태의 계단 구성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며, 오르내리는 동안 재미를 느낄 수 있게끔 하는 요소입니다. 또한 계단 자체가 쉼의 공간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앞 마당과 연결된 주방공간으로 주부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다를 수 있는 배치입니다. 소통을 중시할 것인가 아니면 프라이버시를 중시할 것인가 기호에 따라 배치가 달라질 수 있겠습니다. 거실과의 구분을 위해 아일랜드 식탁을 짜넣었고, 큰 출입문으로부터 들어오는 빛으로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입니다. 세탁기를 주방에 배치해 빨래까지도 한 공간에서 해결하도록 했습니다.

 

땅콩집에 대한 카페(http://cafe.naver.com/duplexhome)도 개설되어 있는데요.

TV에도 소개가 되었고, '두 남자의 집짓기'라는 책도 나와 있습니다.

땅콩집 돌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땅콩집은 인기가 있습니다.

 

자신이 구상하고 자기가 원하는대로 짓는 합리적인 범위의 예산으로 지으면서도 좋은 집...

집은 자기 자신의 실현이므로, 자기 손으로 지어야 합니다.

이것이 땅콩집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매력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땅콩집에 관심을 가지고 환호했습니다.

 

대안과 혁신의 상징이 된 땅콩집

 

무엇보다도 땅콩집의 등장으로 기존에 많은 사람들이 가졌던 '집에 대한 인식'이 변화된 것이 대단합니다.

집이 꿈꾸는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 놀라운 변화입니다. 일종의 혁신인거죠!

돈을 벌어다주는 수단으로서의 집을 인식하던 시대가 인구구조의 변화와 더불어 가고 있고, 자아실현의 욕구가 집으로까지 확대된 것입니다.

자신만의 집을 짓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수요가 많아지자 대형 건설사에서도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아예 고급 단독 주택단지를 짓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는 흔하지 않은 목조주택입니다.

그러나 다 지어지고 나면 목재로 지어진 주택인 것을 의심할 정도로 철근콘크리트의 견고함은 저리가라 할 정도입니다.

시공기간이 짧아지고, 기본적인 시공만 잘 이루어진다면 한 없이 좋은 것이 목조주택의 장점입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집을 만들고 싶다는 매우 단순한 생각에서부터 시작된 땅콩집!!

 

땅콩집을 구상하고 실행에 옮긴 사람은 광장건축사무소 소장인 '이현욱' 대표님입니다.

에버노트에 저장해둔 이대표님의 말을 옮겨보겠습니다.

"...건축이 주가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에요. 아무리 예쁜 집 지으면 뭐해요, 거기 사는 사람이 편해야죠. 건축은 철학, 인간을 공부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 매주 사람들을 만나 집에 대해 상담을 하고 건축주를 만나요. 그 만남이 실제 건축 작업보다 더 중요해요. 결국 건축은 관계인 거죠."

 

남다른 아이디어와 철학이 너무나 마음에 와닿지 않나요? <집은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평소의 고민이 땅콩집의 출현으로 어느정도 해소되었다고 해야 할까요.

 

땅콩집의 성공적인 미래, 시스템의 미숙함을 극복해야

 

다만 얼마 전부터 땅콩집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들려와 아쉬움이 있습니다.

물론 땅콩집은 그 자체로 단점이 있습니다.

확실히 아파트의 편리함에 비하면, 땅콩집과 같은 단독주택은 보안이나 관리의 측면에 있어서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단독주택에 살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야 한다는 말이 그냥 있는 말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상쇄하고서라도 장점이 더 크기 때문에 사람들이 땅콩집을 원하는 겁니다.

 

그런데, 요즘 제기되는 땅콩집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대부분의 경우 땅콩집 자체의 단점때문에 야기되었다라기보다는 매니지먼트와 콘트롤의 문제였습니다.

땅콩집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실현한 광장건축사무소의 경우 이제 막 뛰어들었다라고 평가할만큼

건축주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완전한(?) 능력을 기대하는 것이 아직은 시기상조가 아닌가 싶습니다. 

 

설계, 시공, 감리의 단계를 거치며 집이 지어지는데, 전체 진행의 각 과정에서 설계, 시행, 시공, 감리의 각 책임이 명확하지 못한 점이 자주 보입니다.

하자 처리에 있어서 미숙함이 보이는 등 디테일에 있어서 아쉬움도 있고요.

계약 체결단계에서부터 이러한 점들을 명확하게 했더라면 건축주와 얼굴 붉힐 일은 많이 줄어들텐데

계약 단계에서 이미 허술한 부분들이 있어 보입니다.

건축주의 입장에서는 광장건축사무소를 믿고 시작한 일이니 신뢰를 문제삼은 거고요.

그러니 건축주나 광장건축사무소나 난감해지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사실 3억이 조금 넘는 돈으로 집을 짓는다는 것 자체가 도전적인 시도이고, 많은 돈을 들이면 들일수록 만족도가 높아지는 건 맞는 말이지만, 돈의 문제로만 치부하기에는 허전함이 있네요. 

 

확실히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까다롭습니다.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에서 통한다는 말까지 있으니까요.

하물며 우리 인생에 가장 소중한 '보금자리'에 대해서 얼마나 까다로울까요.

 

차라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 저기 땅콩집에 대한 수요가 많지만, 단 한 채라도 관리적인 차원에서 좀 더 완벽을 기했으면 어땠을까요.

 

좋은 의도로 시작한 땅콩집!!

박수를 보내지만, 관리적인 차원에서 체계적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3억으로 집짓기를 소원하는 수 많은 사람들의 기대만큼이나 성숙해지고 발전하는 땅콩집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Posted by emotion_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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